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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때문에 놓고 오셨나 보죠? 그럼 걸어요. 한 정거장쯤 되 덧글 0 | 조회 17 | 2019-10-08 10:14:19
서동연  
『음주 때문에 놓고 오셨나 보죠? 그럼 걸어요. 한 정거장쯤 되니까요.』동선이 희수의 귀에 속삭였다.동선은 크리스티의 허리를 으스러지게 한 번 끌어안은 다음 가까스로 몸을 떼었다. 크리스티는 울고 있었다. 마스카라 자국이 범벅인데도 닦을 겨를이 없었다.『크리스티! 누가 멋대로 다이빙을 하라고 그랬어!』 전화 끊겠어요.앞으로 10년 후면 한국도 이렇게 전염될까?욕실에서 나온 화숙에게 그가 말을 건넸다.그녀는 숨을 죽이고 청각을 모았다. 카펫이 깔린 바닥에서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는 건 애당초 무리였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귓속의 고막은 풍선처럼 팽팽하게 당겨져 미세한 소리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 거였다.『듣고 있어요, 은영 씨?』『이번 주말에 만나서 얘기하자. 그렇지 않아도 너랑 갈 데가 있었어.』흔히 오피스텔 장기 입주자들이 겪는다는 오피스텔 우울증이라는 걸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철문 하나만 걸어 잠그면 번잡한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독립되어 자유로운데 왜 우울증이니 조울증이니 하는 사치스런 병을 얻는가 말이다. 희수는 그런 말을 하는 입주자들을 의아하게 보곤 했었다.『돈이 전부라면 내가 왜 아저씰 따라왔겠어요.』『3년째입니다.』누추하지만 저 사내는 내 생활 그대로의 모습에 감동할지도 모른다.이런 방법으로 이봉영에게 복수를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의 행복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자신도 모르게 잔인한 음모가 싹트는 거였다.센스가 대단하신데요. 제가 맛있는 커피 한 잔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퇴근 후에 수색역으로 들러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밑그림대로 형상화된다면 모가 나오거나 도가 나오겠죠.』희수는 빙그레 웃음을 띠며 자신의 몫을 그녀들에게 양보했다. 벌써 사흘째 내리 열차로 뉴질랜드를 종단·횡단하고 있는 그녀로서는 이 나라 철도청의 과잉 서비스에 몸서리를 칠 정도였다. 조식, 중식, 석식 세 끼의 식사 메뉴에 사이사이 끼여 있는 두 번의 티 타임, 거의 두 시간 간격으로 나오는 빵덩어리를 주는 족족 커피에 찍어 먹다 보니 확실하게 변비를 얻고 만 거였다.그는 안마시
『참, 은영이라는 여자한테 전화왔었어요.』사실 희수는 유정의 말처럼 대충대충 주마간산격으로 훑어볼 작정이었다. 하지만 도입부부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사내가 털어놓는 절절한 스토리에 빠져들고 말았다.『은비를 알고 계신단 말입니까?』『크리스티, 감독과 약속을 했나?』원래 솔직담백한 상미의 성격은 유명했지만 이건 너무 심한 거였다.『걔도 일권 씨한테 의논을 할 거예요. 하지만 희수는 지금 제정신이 아녜요. 아무 일도 못 하고 허우적거리는 상태니까요. 우리가 알아서 뭔가 도울 만한 방도를 찾는 게 걔한테 부담이 덜하지 않겠어요?』검지와 중지 사이로 선홍빛 유두가 노출되자 그는 한 발짝 다가와 렌즈를 바꿔 끼고 찍어 댔다.경기도 화성군 정남면 보통 저수지. 그는 밤새 그 곳에 앉아 있었다. 인근에 용주사와 융건릉, 수원 대학교와 그린피아 호텔 같은 명소가 즐비해 수도권에서는 제법 소문난 낚시터였다.그래서 상미는 남편이 출근한 낮에 스스로 욕정을 해소했다. 비디오테이프와 은밀한 루트를 통해 구입한 바이브레이터가 연인이 된 셈이었다.무슨 일이 있었을까?남편은 자상한 편이었지만 결코 자신의 영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녀가 넘보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럴수록 상미는 남편의 지갑과 통장 속을 시원하게 들여다보고 싶었다. 정말 다른 뜻은 없었다.동선은 휘네스에 불을 당겨 첫 모금을 깊숙이 들이마셨다.희수는 모든 스위치를 ON으로 올려 놓고 다시 한 번 그를 불렀다. 여전히 그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근데 왜 하필 밤섬이야, 이 밤에!』『좋다, 좋아! 그럼 리포터로 확실하게 키워 줄 테니까 이력서 한 장 써 와. 리포터를 하든 작가를 하든 정희수는 무조건 Wnet식구야, 알아들었어?』그러나 사내는 끝까지 신사도를 지켰다. 은근히 신체 접촉을 즐기는 기색은 추호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오직 그녀의 손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그시 잡은 양손에 가끔씩 힘을 전달하기도 하면서 행여 그 보석 같은 손이 다칠세라 신경을 기울이는 거였다. 그리고 계속 진주반지가 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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